연결들 또는 저장된 지식들을 스키마(schema)라고 한다.
코언(Cohen, 1993)에 따르면 스키마란 대상들, 상황들, 사건들 혹은 행동들에 대한 일반적인 지식으로 기억에 저장된 정보 보따리를 의미한다. 니시다(Nishida, 1999)는 스키마를 관련된 지식 묶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유사한 상황들에서 우리의 행동을 이끌어 주는 과거 경험들에서 온 지식의 모음이라고 제안한다.
쉽게 말하면,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익숙한 환경에 놓이면, 그 상황에 맞게 그들이 수행해야 할 역할과 그에 적합한 행동들의 지식들을 머릿속에 떠올리게 되는데, 그 지식이 바로 스키마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도서관에 들어가게 되면 사람들은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정숙하게 자리를 찾아 조용하게 의자를 빼고 자리를 잡은 후 가방에서 책을 꺼내 읽는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정숙해야 한다’와 ‘책을 읽는다’와 같은 행위들에 대한 지식이 바로 스키마다.
스키마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독일의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Immanuel Kant)는 19세기경 개개인의 경험들은 기억에 축적되어 더 높은 개념들을 형성한다는 생각을 발전시켰으며 20세기 초 에두아르 피아제(Édouard Piaget)는 영아의 스키마에 대해 연구했다. 이후 1980년대 스키마에 대한 연구는 계속되어 왔다. 스키마 이론에 따르면 사용자들의 기억은 파편적으로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저장되는데, 이 기억들에는 단순한 언어적 지식 외에도 사용자가 이미 경험을 통해 획득한 세상에 대한 지식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스키마가 잘 조직화되어 있을 때, 스키마가 담고 있는 정보들은 더 유용해진다. 최근 관심을 끄는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을 활용해 스키마를 연구한 터너(Turner, 1994)는 AI와 같이 스키마를 활용하는 추론자들(reasoners)은 세 가지 유형의 스키마들을 문제 해결 시 사용한다고 한다.
첫째는 위계적 순서에 따라 단계를 밟아 문제를 해결하는 절차적 스키마(procedure schema)다. 학교에 등교하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등교 준비를 하는 과정, 즉 일어나서 세안을 하고 교복을 입은 후 가방을 들고 집을 나가 늘 가던 길을 지나 학교에 도착해 자리에 앉는 과정이다. 이 절차적 스키마는 순서대로 등교라는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으로 보면 된다.
둘째는 상황이나 행동적 변수들에 적합한 환경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맥락적 스키마(contextual schema)다. 맥락적 스키마는 상황적 스키마로서 문제에 직면했을 때, 상황 정보나 환경에 대한 변수들을 분석해 어떠한 스키마를 사용해 문제를 해결할지를 결정하는 스키마다. 점심식사를 가족과 하는가와 직장 상사와 하는가를 예로 들면, 같은 식사 행위지만 다른 환경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서로 다른 스키마들이 적용된다. 가족과의 식사에서는 편하게 TV를 보거나 별다른 스키마를 활성화할 필요가 없지만, 직장 상사와의 식사에서는 적절한 대화 주제 선정이나 식사 속도와 같이 여러 가지 변수들을 계산한 스키마가 활성화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문제 해결 전략과 관련된 지식을 담고 있는 전략적 스키마(strategic schema)가 있다. 전략적 스키마는 문제 해결 과정에 대한 지식을 활성화해 가장 효과적인 스키마를 만들어 내고 적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경험이 많은 의사들은 병을 치료하는 데 경험에서 온 그들만의 스키마를 가지고 있는 반면에, 경험이 적은 의사들은 병을 치료하기 위해 그의 전문 지식을 활용한 새로운 전략적 스키마를 만들어 내야 할 것이다. 이 전략적 스키마의 또 다른 특징은 맥락적 요소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 독립된 스키마라는 것이다.